H.M 은 5 분 전 무슨 대화를 나누었는지, 아침식사로 무엇을 먹었는지를 기억하지 못합니다. 그는 자신의 일생이 기록된 책인 “영원한 현재형(Permanent Present Tense)”에 수록된 내용의 대부분을 기억하지 못할 뿐 아니라 이 책의 저자이자 그와 50 여 년간의 시간을 함께 해 온 신경과학자 수잔 코르킨도 알아보지 못합니다. 그는 1953년 자신에게 행해졌던 수술이 자신의 장기기억능력을 앗아간 사실과 자신의 기억상실증에 의해 우리의 뇌와 기억에 대한 지식이 혁명적인 진보를 이루었다는 사실도 알지 못합니다.27세의, 약간의 부끄러움을 가진 지적인 청년 헨리 구스타프 몰레이슨은 그의 심각한 간질증상을 치료하기 위해 당시 실험적으로 사용되던 뇌절제술을 받게 됩니다. 의사는 그의 뇌에서 해마부위..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질병, 키, 체중과 자신의 유전자가 관계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이 가진 개인적 신앙에도 유전자가 영향을 준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아직 많은 사람들이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유전자가 자신의 신앙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말을 자신의 자유의지가 침해되는, 곧 ‘자기결정권’이라는 개념에 위협이 되는 사실로 받아들입니다.그러나 여러 연구결과들은 우리의 신앙과 영성이 우리의 환경 못지않게 유전자의 영향을 받는 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미국, 네덜란드, 호주, 영국등에서 이루어진 조사는 신앙에 대한 유전자의 영향력을 40-50%로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놀라운 점은 설문조사에서 신을 믿는다고 말한 사람들의 비율이 61%였던 미국에서나, 17% ..
이상적인 과학자란, 자신의 연구결과의 의미를 최대한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발표하는 사람일 겁니다. 그러나 현실의 과학자들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이들은 데이터를 처음부터 만들어 내기도 하고, 또 어떤 이들은 자신의 목적에 맞는 데이터만을 골라서 활용합니다. 그런 부정행위들이 일어나는 이유에는 과학자가 처한 현실, 곧 그들의 연구결과에 그들의 학자로서의 미래와 명성, 그리고 부와 같은 너무나 많은 것들이 걸려있는 이 현실이 이유일 수 있습니다.지난 달 26일 “미국립과학원회보(PNAS)”에는 과학자들이 얼마나 자신의 데이터에 손을 보거나 혹은 결과를 과장하는지에 관한 연구가 실렸습니다. 이들은 미국의 행동과학자들에게 이러한 현상이 특히 심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행동과학이란 사람이나 동물들의..
우리는 자신의 도덕적 기준을 사용해 어떤 행동의 옳고 그름을 이야기합니다. 음식이나 성에 대한 취향이 생물학적 원인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이 도덕적 기준 역시 생물학적인 요소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문화와 이성은 부분적으로만 이를 다듬게 됩니다.인간의 도덕적 욕구는 다른 욕구들과 마찬가지로 생존과 번식을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도덕은 집단을 유지하는 기반이 되며, 협력에 방해가 되는 이기주의를 처벌하고, 그 결과 다른 집단과의 대결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만듭니다. 그러나 이런 자신이 속한 집단을 타집단보다 더 우선시 하는 본능은 전세계가 하나로 연결된 오늘날 종종 부적절하게 작동하는 것도 사실입니다.예일대와 하버드대의 두 심리학자, 폴 블룸과 조슈아 그린은 각각 자신만의 관점에서 이 도덕적 본능의 ..
기도는 특정한 작업에 효과가 있으며, 그 비결에는 과학적인 이유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실험사회심리학(Jouran lof Experimental Social Psychology)지 최신호에는 무신론자들도 기도를 통해 인지 자원(cognitive resource)을 키울 수 있다는 연구가 실렸습니다. 저자들은 이 현상의 비밀에 어떤 초자연적인 힘이 아닌 현실적인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 이유는 가장 열렬한 무신론자라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바로 사회적 관계의 힘입니다.이들의 연구는 자기절제능력이 “체력 모델(strength model)”을 따른다는 가정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체력 모델이란 우리의 인지 자원이 물리적 자원과 마찬가지로 한계를 가지고 있다는 가정입니다. 30 km 를 달린 후 1..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마라.’성실함이 최고의 미덕이라 주장하는 벤자민 프랭클린의 명언은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메시아 같은 존재입니다. 학교에서도, 직장에서도, 가정에서도, 심지어 용변을 보는 화장실 안에서까지 성실을 찬양하는 목소리는 우리의 게으름을 쉴새없이 꾸짖습니다. 이쯤 되면 난 왜 이렇게 게으른 것일까 자책하는 사람이 하나 둘 생겨나는 것도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내일로 회의가 미뤄지는 것도, 오늘 읽을 책을 내일의 몫으로 돌리는 것도 모두 나의 불성실함 때문인 것만 같습니다. 그러나,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룬다는 것이 그렇게 비난 받아야만 하는 행동일까요? 게으름이 비단 개인의 의지박약으로부터만 비롯되는 문제일까요? 콜로라도 대학의 심리과학 연구팀은 이러한 질문들에 단연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는 공포와 스트레스를 자극하는 사건을 겪은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습니다. 2년전 발생했던 초대형 폭풍 샌디 또는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 그리고 보스턴 폭탄사건, 9/11 과 같은 사건들도 PTSD 의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성적, 육체적 폭력도 마찬가지 입니다. 또한, 그 사건을 직접 겪은 이들만이 아니라, 사건을 목격한 이들에게서도 발생하며, 9/11 사건 당시, 텔레비젼에서 이 사건을 본 이들 중에도 PTSD 를 경험한 이들이 있습니다.원인왜 어떤 이들에게는 PTSD 가 발생하며, 다른 이들은 이를 겪지 않는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점점 더 많은 과학자들이 인간이 공포스런 사건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며 어떻게 기억을 형성하는지에 유전자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연구하고 있습..
심슨의 테마송 중 첫 두 음이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마리아”의 음은 “트리톤(tritone)”이라고 불립니다. 파(Fa)와 시(Ti) 사이와 같이 3개의 온음 차이를 가지는 이 멜로디는 가장 어울리지 않는 화음이며, 18세기의 이론가들은 이를 “diablous in musica (음악 속의 악마)”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반대로 반짝 반짝 작은 별의 첫 두 음(도 와 솔)은 완전 5도로 불리며 가장 잘 어울리는 두 음입니다.최근 실험사회심리학 지에는 이 두 종류의 음이 사람들의 생각을 어떻게 바꾸는지에 관한 연구가 실렸습니다. 연구진은 길거리의 사람들에게 위 두 종류의 짧은 음을 들려주었습니다. 때로 박자를 바꾸기도 했고, 음의 공명을 바꾸기도 했습니다.그리고 이들은 이런 다른 종류의 음이 사람들의..
주변 친구나 이웃의 행동에 내가 영향을 받는 것을 “동료 압박(peer pressure)”이라고 부릅니다. 그 크기를 재는 것은 쉽지 않지만 동료 압박의 영향력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클지 모릅니다.최근 스탠포드 대학 심리학 연구진은 주변 사람들의 행동이 어떻게 개인의 소비 선택에 영향을 주는 지를 비행기 객실 안 물품 구매 패턴을 이용해 분석했습니다. 요즘 항공사는 비행 중에 승객에게 면세품 등을 광고하면서 기내 구매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음식을 판매하기도 합니다. 결론을 말하자면, 옆 자리 승객이 물건을 구매할 경우, 한 사람이 구매를 할 확률은 30% 가까이 올라갑니다.스탠포드대 교수 페드로 가르데테 교수는 1천966회의 비행(승객 연인원 25만7천 명) 내역을 조사해, 기내 결제가 이뤄진 6..
뉴스페퍼민트에서우디 앨런의 1973년작 영화 에서 정신과 의사는 프로이트의 이론을 신봉하는 정신 분석학자로 묘사됩니다. 잭 니콜슨이 출연한 에서는 정신과 환자들에게 뇌 절제술을 시행하던 세태가 반영되었습니다. 이러한 영화들이 정신과학에 대해서 주는 인상은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쓸모가 없다, 그리고 둘째,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위험한 존재라는 것이었습니다.정신과 의사이자 컬럼비아 대학교 정신과 학과장인 제프리 리버만(Jeffrey A. Lieberman)은 그의 최근 저서 에서 “과거에는 대부분의 정신과 시설들이 관념적이고 불확실한 논리에 의해 지배되었다”고 평했습니다. 그는 과거 정신과학이 잘못된 길을 택한 적이 많았다고 인정합니다. 하지만 그는 정신과학이 그 이후 많은 발전을 거듭..